BEHIND

'올해의 작가상 2017' 주인공들을 만나다

2017-05-30 | VIEW 1217

‘올해의 작가상 2017’전에 참여하는 작가로 박경근 (1978~), 백현진 (1972~), 송상희(1970~), 써니 킴(1969~)이 선정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은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제안과 독창성을 보여줄 작가들을 후원하고자 마련된 시상제도이다. 올해 선정된 4인의 작가들은 오는 9월 13일부터 내년 2월 1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BEHIND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4인의 작가들 중 먼저 박경근과 써니 킴을 만나 이들이 ‘올해의 작가상 2017’ 전시에 선보일 프로젝트와 예술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경근, ‘나’를 통해 한국 사회를 바라보다

어렸을 적부터 영상에 관심이 많았다. (미국) 대학에선 디자인을 전공하고, 졸업 후에는 모션그래픽과 뮤직비디오 촬영, 건축 등 여러 직종을 경험했다. 하지만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춰서 성과물을 내야 하는 비즈니스 환경이 나와 잘 안 맞는다고 느꼈다. 그렇게 무엇을 해야 할지 방황하다가 29세에 입대를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 군대에서 생활하는 동안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언제나 넘치는 호기심을 어떤 방향으로 돌려야 할지 알게 되었다. 특히 나의 정체성에 대해 돌아보기 시작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인지, 내가 속해있는 가족과 국가는 무슨 의미인지, 나를 존재하게 하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해왔다. 그리고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영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Q. 이전 작품들을 보면 공장, 조선소, 군대 등 한국 사회에서 주로 남성들이 활동하는 공간을 소재로 다루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나'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할 때, 나는 인간이며 그리고 남성이다. 한 걸음 더 가면 나는 한국 남성이다. 한국 남자라는 소재, 곧 나의 이야기를 타인의 시선을 통해 관찰하고 풀어내고 싶었다. 이러한 스토리를 풀기에 가장 적합한 공간이 바로 질문한 장소들이다. 그러한 남성들의 공간에서 남성, 나아가 한국 남성의 심리가 더욱 여실히 드러난다고 생각했다.
박경근, 철의 꿈, 2015, 3CH. 비디오 설치 HD, 13분
Q. ‘올해의 작가상 2017’에서는 어떤 작품을 선보이나요?

로봇의 시선을 통해 비춰지는 인간에 대해 다룬다. 공장에 있는 로봇의 팔에 카메라를 달아서 촬영을 진행했다. 로봇은 정보를 모으나 감정은 없다. ‘만약 그런 로봇이 사람을 바라보면 어떻게 보일까’란 상상을 해보았다. 인간의 시선에서 로봇은 인간보다 못한 존재이다. 그러나 공장에서 항상 같은 리듬으로 일하는 로봇은 오히려 인간보다 생동감이 넘쳐 보인다. 그런 점이 흥미로웠다. 기계가 바라보는 인간, 기계화된 인간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Q. '올해의 작가상 2017'에 참여하는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계속 전시를 하는 것은 작가에게 정말 중요하다. 작품 세계를 넓히는 데도 확실히 도움을 준다. 나의 머릿속, 그리고 가슴속에 꿈틀거리던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고 실현할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그 사실이 가장 기쁘고 감사하다.


써니 킴, 다시 그리는 풍경화
15살, 가족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한국에 남을지 미국으로 떠날지 나에게 결정권이 주어지지는 않았다. 갑작스럽게 타국의 이방인이 되었다. 다른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혼돈과 무력감, 상실감이 찾아왔다. 그 상실감의 크기는 모국에 대한 그리움에 비례했다고 본다. 어느덧 20대 후반, 한국으로 돌아온 나는 떠날 때와 너무도 달라진 한국에서 묘하게 낯선 느낌을 받았다. 나의 작업들은 이런 상황 속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을 떠올리며 하나하나 만들어져 왔다.


Q. 써니 킴 작가에게 풍경화는 무엇을 의미하나요?

이제까지 많은 풍경화를 그렸지만 의도한 건 아니다. 교복을 입은 소녀들을 자주 다루면서 소녀들이 배회하는 공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소녀들의 공간으로 쓰이기 위해 자연스럽게 풍경화가 등장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인물보다는 그들의 뒤에 있던 배경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인물이 없더라도 누군가 머물렀던 잔재를 풍경에 표현하고 싶었다. 나에게 풍경화는 단순히 풍경을 묘사하는 작업이 아니라 인간이 존재했거나 그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를 그리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Q. 그렇다면, 회화는 어떤 의미인가요?

회화는 내가 계속해오던 제스처이자, 무언가를 표현하고자 할 때 가장 익숙하게 사용하는 방법이다. 사람에게 가장 친숙한 의사전달 수단이 언어인 것처럼, 내게 회화는 언어의 일종이자 그 언어를 넘어선 표현 수단이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하면 할수록 모르겠다는 생각이 간혹 들기도 한다.

Q. '올해의 작가상 2017'전에는 어떤 작품을 출품하나요?

지금까지 주로 회화 작업을 해왔고, 회화와 결합한 퍼포먼스나 영상 작업도 선보였다.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면서 어느 순간 지금까지 해 왔던 것들을 한 곳에 모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상상의 방’ 혹은 ‘기억의 방’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공간은 ‘기억 극장’이라는 가제 아래 이번 전시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물론 회화가 주를 이루지만 그와 결합된 설치 구조물과 영상 작업도 만날 수 있다.

써니 킴, 2016, Current , 아크릴 캔버스, 100x125cm

현재 전시 준비에 한창인 박경근과 써니 킴 두 작가는 현대사의 물결 속에 살아온 장본인이다. 그들 고유의 기억과 삶으로부터 솟아오르는 영감이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올해의 작가상 2017’전은 그들과 더불어 한국 현대미술사의 일부인 관객들이 그 길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백현진과 송상희 작가를 만날 다음 달 BEHIND에 많은 기대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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