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IND

MMCA 가족을 소개합니다

2017-09-29 | VIEW 1531

9월에 미술관을 찾은 BEHIND 팀은 조금 특별한 사람들을 만났다. 작품을 제작하는 예술가나 전시를 기획하는 큐레이터는 아니지만 누구보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를 꼼꼼히 챙겨보는 이들, 바로 국립현대미술관 연회원들이다. 2009년부터 운영된 국립현대미술관 연회원제도는 무료 전시 관람뿐 아니라 갤러리 투어, 큐레이터 토크,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교육 및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연회원에게 제공해 왔다. BEHIND 팀이 만난 5명의 연회원은 각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열혈 회원들로서, 그들이 생각하는 국립현대미술관과 연회원제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자리에 모였다.

사회자: 오늘 모이신 분들은 가입 횟수, 가입 시기, 행사 참여도 등 연회원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정된 분들입니다. 다들 어떤 이유로 국립현대미술관 연회원에 가입하게 되셨나요?


홍지연: 몇 해 전, 서울관 착공 공사 현장을 우연히 지나다가 모나리자를 유쾌하게 패러디한 그림을 보았어요. 서울관 공사장 가림막이었죠. 공사 현장을 이토록 개성 있게 꾸며놓은 미술관은 어떤 곳일까 하는 호기심을 가졌고, 서울관이 개관하자마자 연회원으로 가입했어요.
김태수: 저는 2009년 국립현대미술관 연회원제도가 등장한 초창기에 연회원으로 등록했어요. 해외 출장을 다니며 유명한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들을 종종 접해왔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한국 현대미술에도 흥미를 느꼈었죠. 그리고 저도 서울관이 착공되는 과정부터 지켜봤고, 개관 당시에 열렸던 서울관 아이디어 공모에 지원하기도 했어요. 물론 뽑히지는 않았지만요(웃음).
조현순: 고등학교 때부터 미술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사회에 나가 직장인으로 주부로 바쁜 일상을 보내며 문화 활동과 동떨어진 생활을 해왔어요. 그러던 중 *근현대미술 아카데미를 알게 되었고,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미술관 연회원이 되었죠.
(*근현대미술 아카데미는 근현대미술의 연대기적 흐름을 중심으로 심도 있는 미술 이해의 기회를 제공하는 강의 프로그램이다. 8~12주에 걸쳐 진행되며, 매회 각 주제별 전문가를 초빙한다. 유료강좌이며, 회원일 경우 수강료가 면제된다.)
이선희: 저는 큐레이터와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전시 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서 2013년에 처음 연회원으로 가입했어요. 참여했던 프로그램의 만족도가 높았기에 미술관 멤버십을 지금까지 계속 유지해 왔어요.
이진아: 사실 저는 현대미술에 대해 잘 몰랐어요. 하지만 크고 작은 갤러리와 미술관으로 가득한 뉴욕에서 10년 정도 생활하며 현대미술 전시를 즐겨 찾게 되었어요. 한국에 온 뒤에는 현대미술 전시를 자주 관람하고자 미술관 연회원으로 가입했어요. 또 저는 국립현대미술관 도슨트 양성프로그램을 수강하고 현재 도슨트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회자: 다들 국립현대미술관 3관인 서울관, 덕수궁관, 과천관을 자주 방문하신다고 알고 있는데, 특히 좋아하거나 인상에 남는 공간이 있을까요?


김태수: 서울관은 접근성이 좋아 3관 중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이에요. 북촌 한옥마을과 삼청동, 인사동 사이에 위치해 다양한 갤러리와 박물관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장점이 있죠.
홍지연: 저도 서울관을 자주 찾는 편이에요. 서울관 전시실 중에서는 높은 천장으로 탁 트인 서울박스 공간을 좋아해요. 매번 전시 프로젝트가 바뀔 때마다 작가들이 작품을 설치하기 위해 그 공간을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할지 궁금하고 기대돼요.
이진아: 저도 서울박스 공간은 정말 매력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그곳에서 전시 중이던 대한항공 박스 프로젝트가 끝나고 설치작품들이 철거된 모습을 보았어요. 그동안 작품 뒤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창문이 드러나며 서울박스 공간이 이전보다 더욱 밝고 활기찬 느낌을 자아내는 곳으로 바뀌었더라고요. 특히 창을 통해 본관 뒤편의 전통 한옥 양식의 종친부가 보이는데,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비쳤어요.
조현순: 저는 국립현대미술관하면 ‘마당’이 떠올라요. 미술관 외부에 위치한 쉼터이면서도 야외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에는 전시 공간의 일부가 되는 변화무쌍한 곳이에요. 그리고 한번은 남편과 서울관 투어에 참여해서 미술관 외부를 돌아보던 중, 건물 사이로 인왕산 자락을 보게 됐어요. 마치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같은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더라고요. 주변 경관과 자연스럽게 어울려져 미술관 자체가 마치 하나의 작품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선희: 학생 시절 현장학습으로 서울대공원 옆에 위치한 과천관에 가곤 했어요. 그때와 변함없는 미술관 외관과 조각 공원에 서 있는 ‘노래하는 사람’ 동상을 보면 괜스레 반가운 마음이 들어요. 옛 생각과 즐거웠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곳이라 과천관에 종종 가게 되요.

사회자: 국립현대미술관 연회원에게 주어지는 혜택 중 만족도가 높았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태수: 저는 근현대미술 아카데미를 두 번 정도 들었어요. 보통 8~10개의 강좌로 구성되어 있는데, 커리큘럼도 좋고 매번 학계 전문가가 초빙되어 강의를 해요. 강의의 수준도 높고 체계적으로 미술 공부를 해 볼 기회이기에, 미술관 연회원에게 주어지는 혜택 중 가장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조현순: 저도 근현대미술 아카데미를 수강했어요. 그 밖에도 갤러리 투어와 같은 전시 연계 프로그램들을 신청해서 들었는데, 단순히 전시를 관람할 때보다 새로운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전시를 감상하는 눈높이가 이전보다 많이 성장했기 때문이겠죠. 물론 이러한 프로그램이 연회원들에게만 제한된 건 아니지만, 연회원제 가입 덕분에 미술관에서 진행하는 각종 행사 소식과 정보를 자주 접하게 되니까, 관심을 가지고 더 다양한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할 수 있었어요.
이선희: 저는 연회원 가입을 통해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신청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연회원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프로그램을 꼽는다면 큐레이터 토크일 거예요.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면 작품이나 작가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시에 대한 몰입도나 관람의 재미도 훨씬 배가되는 것 같아요.
홍지연: 저는 여러 프로그램 중 오픈 스튜디오가 기억에 남아요. 지난번에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고양에 위치한 해외작가 레지던시를 방문해서, 작가랑 이야기를 나누고 실제 작품을 구상하는 작업실을 구경했죠. 작가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공간을 직접 둘러볼 수 있었던 흔치 않은 기회였어요. 이외에도 최근 젊은건축가프로그램(YAP) 개막 파티나 요가 등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색다른 프로그램들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김태수: 작년 12월 <올해의 작가>와의 만남에 참석하여, 2016년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믹스라이스를 만날 수 있었어요. 믹스라이스는 자신의 작업에 대한 개념과 어떻게 작품이 탄생했는지에 대한 재미있는 비화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들이 평소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을 소개해 주는 등 작가의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도 엿볼 수 있어서 특히 인상 깊은 자리였어요!

사회자: 연회원분들 모두 여러 전시와 연회원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에 대한 풍성한 감성과 소양을 꾸준히 넓혀오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 전하고 싶은 조언이나, 혹은 아직 연회원제도에 가입하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김태수: 다른 미술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회원제도의 혜택이 잘 알려지지 않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현대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더 많은 분들에게 홍보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선희: 저는 큐레이터 토크를 통해 전시 관람만으로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보게 되고, 작품을 더 깊이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으로 미술관 체험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면, 미술관 연회원가입은 연회비를 내는 것 이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요.
이진아: 국립현대미술관 연회원이 된다는 건 미술관 구성원으로 미술관과 한 걸음 더 친근해진다는 의미일 뿐 아니라, 동시대 미술인 현대미술과도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에요.
조현순: 국립현대미술관이 많은 사람에게 도심 속의 오아시스로서 자리잡길 바라며, “작품에 대한 집중과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즐거움”이 공존하는 미술관으로 남길 바랍니다.
홍지연: 보여주기식 전시가 아닌, 대중의 인기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국립’ 현대미술관이기에 선보일 수 있는 유익한 전시를 꾸준히 개최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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