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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새로운 면모를 만나다

2017-05-04 | VIEW 842

덕수궁관은 2017년 첫 전시로 <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전을 4월 28일부터 7월 30일까지 개최하며, 193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과 그들의 영향을 받은 예술가들의 작품 170여 점을 선보인다. 본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고, 샤르자 예술재단, 이집트 문화부, 카이로 아메리칸 대학의 협력으로 기획되었으며 대다수 출품작은 해외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된다.

이집트 초현실주의의 시작은 제1차 세계대전 직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전쟁의 비극을 목격한 몇몇 예술가들이 일으켰던 초현실주의 운동에서 찾을 수 있다. 현실을 초월하고 자유에 대한 억압에 저항하고자 무의식이나 꿈의 세계를 표현했던 초현실주의 운동은 단순히 예술 사조에만 그치지 않고, 예술가들의 사회비판 강령으로 전 세계에 확산되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1930년대 프랑스에 유학 중이었던 이집트 시인 조르쥬 헤네인은 초현실주의 운동의 주요 멤버 앙드레 브르통과 교류를 맺고 이집트로 돌아와, 1939년 1월 자국의 예술가와 지식인으로 구성된 초현실주의 모임 ‘예술과 자유 그룹(Art and Liberty)’을 조직하였다.

그러나 이성의 통제에서 벗어나 표현과 사고의 자유를 추구했던 유럽의 초현실주의와 달리, 이집트 초현실주의는 국가의 발전과 공동체적 해방에 중점을 둔 운동이었다. ‘예술과 자유 그룹’은 당시 유럽 사회에서 득세했던 파시즘을 비판하고, 현대미술을 향한 나치의 억압에 반대했다. 특히 이들은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되었던 예술 활동에 대한 검열과 억압에 적극적으로 대항했다. 1946년 ‘현대미술그룹(Contemporary Art Group)’이 설립된 이후에는 신화, 우화, 미신 등 이집트 민간 전통과 대중문화를 모티브로 차용하여 이집트인들의 가난과 억압된 현실을 작품 속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전시는 이집트 초현실주의가 걸어온 흐름에 따라 5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초현실주의 운동의 핵심 단체였던 ‘예술과 자유 그룹’과 ‘현대미술그룹’에 속하거나 영향을 받았던 작가들의 작품, 그리고 초현실주의 이후의 이집트 예술계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193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이집트 근대 시기의 미술을 통해 그동안 ‘미이라’나 ‘피라미드’로만 인식해 온 이집트를 새롭게 마주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1부 국제적 시각에서 본 이집트 초현실주의

시간에 흐름에 따라 전개되는 이번 전시에서 1부 섹션은 유럽에서 시작된 초현실주의가 어떻게 이집트에 전파되고, 어떤 영향을 남겼는지 초창기 이집트 초현실주의 미술을 소개한다. 에이미 나미르, 푸아드 카밀 등의 작가를 통해 초기 초현실주의의 양상을 관찰할 수 있다.

2부 예술과 자유 그룹(1938~1945)

이집트 초현실주의를 이끌며 표현에 대한 자유를 주장하고 인간의 감정을 제한하려는 권위에 저항했던 ‘예술과 자유 그룹’을 조명한다. 그룹의 주요 멤버였던 람시스 유난과 카밀 알텔미사니의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아울러 ‘예술과 자유 그룹’을 설립하는데 중요한 시작점이 된 1938년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의 선언 <퇴폐미술이여 영원하라!>도 살펴보자. 선언문을 통해 밝힌 ‘예술과 자유 그룹’의 목표를 통해 그들이 예술을 통해 나타내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있지 않을까.

1. 예술과 문화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
2. 현대에 유망한 작가들의 작품에서 인용한 내용을 엮어 현대 출판물로 발간하고 그에 대해 강연을 하는 것
3. 이집트 청년들을 전 세계의 사회, 예술, 문학 운동으로 교육시키는 것

3부 이집트 초현실주의와 사진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의 예술적 실험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 사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중노출, 뒤틀림, 조합 인쇄 및 포토몽타주 등 다양한 사진 기법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예술과 자유 그룹이 활동하던 시기, 카이로에서 성공적으로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했던 반 레오의 사진을 만날 수 있다.

4부 현대미술그룹(1946~1965)

이집트 현대 예술운동의 발전에 중대한 역할을 했던 ‘현대미술그룹’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은 예술이 이집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으며, 평범한 이집트 국민들의 일상을 탐구하고 당대 사회의 빈곤과 억압을 묘사하였다.

5부 이집트 초현실주의 그 후(1965년부터 현재)

1965년 이후 '예술과 자유 그룹'의 실험적인 예술 활동은 막을 내렸다. 하지만 여전히 초현실주의의 개념, 스타일, 미학, 시각적 표현기법 등은 현대 미술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제5 전시실에서는 초현실주의의 색채가 남아있는 이집트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전시 포인트> 이집트 특색이 돋보이는 초현실주의 작품들

1946년 미술 교사였던 후세인 유시프 아민의 주도하에 설립된 '현대미술그룹(Contemporary Art Group)'은 이집트 미술 혹은 이집트를 위한 미술을 주요 화두로 내세우며 이집트 현대 미술운동 전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초현실주의의 개념을 끊임없이 탐구하며, 이집트의 민간 전통, 신화, 전설 등을 모티브로 차용하여 평범한 이집트인의 일상과 생활을 관찰하고 그들이 겪은 가난과 억압을 반영하며 사회 저항적 주제를 다뤘다. 현대미술그룹의 대표 작가 압둘하디 알자제르와 케말 유시프의 작품을 통해 당시 초현실주의자들의 주제와 시각적 어휘를 살펴볼 수 있다.


제4 전시실, 현대미술그룹 (1946-1965)

압둘하디 알자제르, 시민합창단, 1951, 나무에 유채, 47.5 x 67.5cm, 카이로이집트근대미술관 소장

압둘하디 알자제르, The Key of Time, 1952, 캔버스에 유채, 알렉산드리아근대미술관 소장

케말 유시프, 귀족, 1940년대, 나무판에 유채, 47 x 38cm, 샤르자 예술재단 소장


제5 전시실, 이집트 초현실주의 그 후 (1956년부터 현재)
압둘하디 알자제르, 평화, 1965, 나무판에 유채, 80 x 170cm, 카이로이집트근대미술관 소장

무함마드 리야드 사이드, 수호자, 1970년대, 캔버스에 유채, 99 x 100cm, 알렉산드리아근대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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